2024년 10월 7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과 폭력의 현실을 강력히 비판하며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 속에서 반복되는 공감의 메시지와는 달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행동은 부족하여 아쉬움을 남긴다.
교황은 "저는 여러분과 함께합니다"라는 문구를 일곱 번이나 반복하며 연대의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는 감정적 위로에 그치는 인상이다. 그는 국제사회와 강대국의 무능함을 비판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이나 행동을 제시하지 않는 모습에서 모순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비무장 평화의 증인"이 되라는 권유는 이상적이지만, 직접적인 중재자 역할이나 평화를 위한 노력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교회의 연대 메시지와 실제 행동 간의 불일치는 여러 차례 드러났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 당시 교황청의 반응은 특히 실망스러웠다. 당시 교황청은 이 비극을 강력히 규탄하지 않았고, 일부 사제들이 학살에 가담하거나 이를 방관하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교회의 도덕적 권위에 큰 타격을 주었으며, 단순한 연대 메시지 이상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교황은 전쟁의 비극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적하지만, 실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십은 부족해 보인다. 그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말과 행동의 불일치로 인해 실망감을 느끼게 한다. 단식과 기도를 통한 전쟁 종식의 시도는 상징적일 수 있지만, 현재의 정치적, 군사적 복잡성 속에서 그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또한,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들, 어린이들, 난민들과의 연대 강조는 감정적 호소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위로가 현실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교황의 발언은 일종의 '감언이설'처럼 비춰질 수 있으며, 전쟁과 폭력을 진정으로 종식시키고자 한다면, 단순한 선언 이상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제사회의 연대와 실제적인 지원은 전쟁을 저지하고 평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과 군사적 도움 덕분에 전쟁의 고통을 견디고 있다. 이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단순한 연대의 말만으로는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교황도 단순한 연대의 메시지에 그치지 말고,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구체적인 지원과 외교적 개입을 모색해야 한다. 그가 비판한 "수치스러운 무능력" 속에 자신도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연대 메시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외교적, 정치적 개입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말보다 행동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